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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인문)E.B.바텔스-아는 동물의 죽음

by 화더 2024.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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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네일

아는 동물의 죽음, 저자에 대하여

논픽션 작가인 E. B. 바텔스는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예술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뉴턴빌 북스 서점에서 판매 사원으로 일했다. 여러 언론 매체의 기고 외에도 프리랜서 편집자이자 원고 컨설턴트, 글쓰기 코치, 웰즐리대학교의 커뮤니케이션 및 홍보 부서에서 선임 편집 작가로 일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외곽에서 남편 리치, 치와와-핏불 믹스견(시모어), 붉은발거북 한 쌍(테런스와 트와일라), 비둘기들(버트, 댄, 조지, 루실), 물고기 10여 마리(모두 밀턴이라는 이름을 가졌다)와 함께 살고 있다.

 

출처: 예스24 저자 소개

 

아는 동물의 죽음, 목차

Prologue

1 물고기가 우주를 유영하는 법

2 어떤 바보들은 슬픔이 예정된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3 말이 통하지 않는 다른 존재의 목숨을 책임진다는 말도 안 되는 일

4 어디서 무엇으로든 존재해준다면

5 너는 어디로 갈까?

6 어떤 말은 영웅이 되고 어떤 말은 다른 동물의 사료가 된다

7 마지막 순간을 데우는 유일무이한 존재

8 나를 자라게 한 내 털북숭이 친구

Epilogue

참고한 자료들

감사의 말

 

 

아는 동물의 죽음, 책 속의 글

 

반려동물들은 종종 보호자와 함께 같은 석관에 묻혔다. 이크람에 따르면 밤에 반려동물과 같은 침대에서 껴안고 자는 건 영원히 안식을 취하는 연습을 해보는 셈이다.
예컨대 하비민이라는 남자가 발밑에 웅크린 반려견과 함께 관에서 발견되었는데, 이것은 그들이 살아 있는 동안 많은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르는 자세를 흉내 낸 것이다.
만약 반려동물이 사람보다 먼저 죽으면 동물을 미라로 만들어 무덤에 넣고, 보호자가 나중에 합류하기를 기다린다.
반려동물이 사람보다 오래 산다면, 그 동물이 자연사한 이후 미라로 만들어 주인의 무덤에 넣었다.

 

나는 사후 세계에서 내가 키우던 반려동물들과 다시 만날 거라고 생각하며 위안한다.
어린 시절 나는 항상 천국에서 죽은 반려동물과 만나는 순간을 상상했다.
사후 세계에 대한 나의 관념 바탕에는 영혼에 대한 아빠의 히피적 사상이 깔려 있었다
우리의 에너지가 죽은 뒤 우주로 다시 방출되며, 이 에너지는 다른 모든 에너지와 결합해서 따뜻하게 맥동하는 힘을 이룬다는 것이다. 나는 밝은 빛들로 이뤄진 점들을 상상했다.
할아버지와 나, 내가 키우던 물고기, 학교에서 키우던 햄스터 시나몬의 영혼이 혜성처럼 영원히 우주를 유영하고 있었다. 비록 내 물고기가 천국 같은 우주에서 더 이상 물고기의 모습이 아닐지라도 나는 그들의 영혼이 거기 있다는 사실을 안다.
우리는 모두 다시 만날 것이다.
나는 물고기를 미라로 만들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그들의 영혼이 사후 세계로 갈 수 있기를 바랐다.

 

모든 상황이 다르고 모든 동물이 다 다르다. 이때 우리만큼 그 동물을 잘 아는 인간은 없다.
타이밍이 언제인지는 우리 스스로 알아내야 하고, 그런다 해도 그 과정이 더 쉬워지지는 않는다.
보스턴의 한 지역 교구에서 반려동물을 잃은 상실감을 뜻하는 ‘펫로스’ 치유 모임을 운영하는 유니테리언 교회의 성직자 일라이자 블랜처드는 이렇게 말한다.
“항상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르죠.” 상당수의 보호자가 안락사에 대한 결정을 최대한 미룬다.
아마도 다가오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부정하려는 행동일 것이다.
안락사는 종종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진다.
사람들은 다른 모든 수단을 다 동원했는지 확인한 다음에야 그 주삿바늘을 고려한다.

 

아주 유명하지는 않았던 말들은 사체를 온전히 매장하지 않는다.
전통에 따르면 이런 순종 말들은 사체의 다른 부분은 제거한 채 머리, 심장, 발굽만 묻는다.
사체의 나머지 부분은 화장하거나 축산 처리 가공장으로 보낸다.
이 공장은 동물의 사체를 잘게 썰 어 기름이나 지방, 수지, 비누, 젤라틴, 접착제(《동물농장》의 ‘복서’처럼) 같은 다른 용도로 활용하도록 준비한다.
(중략) 특히 말이 늙고 아프면 무덤을 파서 아직 살아 있는 말을 그곳으로 끌고 가 아직도 따뜻한 몸이 무덤 아래로 떨어지도록 안락사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방법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어떤 말이 특정한 종류의 장례를 치를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누가 결정한단 말인가?
어떤 동물이 매장될 가치가 있는지를 누가 결정하는가?

 

아는 동물의 죽음, 짧은 감상평 

 

한국의 반려동물 장례 문화나 법 등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책을 통해서 여러 나라의 장례 문화를 엿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미국 전역에는 수천 마리의 동물 묘지를 가진 파인 리지 반려동물 공동묘지 같은 곳이 700곳이 넘게 있다고 한다.

책을 읽고 자료를 더 찾아보니 파인 리지는 1907년에 문을 연 가장 오래된 공동묘지라고 한다.

17,000마리의 동물들이 묻혀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특히 일본 도쿄의 불교사원인 진다이지의 경내에 있는 반려동물 묘지가 인상 깊었다.

떠난 동물들의 수많은 제단과, 승려들이 염불을 외고 보호자들이 죽은 동물을 기리며 향을 피우고, 정기적으로 법회(세가키)를 지내는 모습은 여느 인간의 장례식이나 제사와 별반 다를 것 없었다.

책에서 가장 안타까운 내용은 수의사들의 자살률이 높다는 부분이었다.

본문 중 25년 동안 수의사로 일해온 마니의 이야기가 마음 아프다.

“저는 여전히 안락사를 시킬 때마다 울어요.”

보호자들도 힘든 결정이겠지만 그 결정을 행동으로 취해야 하는 수의사들의 노고와 감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서문에서 저자가 이야기했던 반려동물을 애도하는 백과사전과 안내서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떠나간 동물들을 추억하고 다가올 슬픔을 대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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