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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에세이) 김완-죽은 자의 집 청소

by 화더 2023.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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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네일

 

 

죽은 자의 집 청소, 작가에 대하여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고, 대학에서 시詩를 전공했다.

출판과 트렌드 산업 분야에서 일하다가 전업 작가로 살고자 삼십 대 후반에 돌연 산골 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몇 년 동안 일본에 머물며 취재와 집필을 하면서 죽은 이가 남긴 것과 그 자리를 수습하는 일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동일본대지진을 겪은 후 귀국하여 특수청소 서비스회사 하드웍스를 설립하여 일하고 있으며 그가 일상적으로 맞닥뜨리는 죽음 현장에 드러난 인간의 삶과 존재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출처-예스24 작가 소개)

 

 

 

죽은 자의 집 청소, 목차

 

프롤로그 문을 열고 첫 번째 스텝

1. 홀로 떠난 곳을 청소하며

캠핑 라이프
분리수거
꽃 좋은 곳으로 가, 언니
가난한 자의 죽음
황금이여, 언젠가는 돌처럼
오줌 페스티벌
고양이 들어 올리기
지옥과 천국의 문
서가
이불 속의 세계
숨겨진 것
쌍쌍바
사랑하는 영민 씨에게

2. 조금은 특별한 일을 합니다

특별한 직업
집을 비우는 즐거움
들깨
흉가의 탄생
당신을 살릴까, 나를 살릴까
가격
솥뚜껑을 바라보는 마음
화장실 청소
지폐처럼 새파란 얼굴로
호모파베르
왜소한 밤의 피아니즘

에필로그

 

 

 

죽은 자의 집 청소 , 책 속의 글

 

죽음에도 부의 논리가 적용되는 것 같다.
가난하기에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되고, 삶의 희망도 잃게 되고 결국엔 삶을 포기하게 된다.
저자의 말대로 죽은 이가 죽음의 문을 넘는 순간부터 가난이나 외로움 따위는 더이상 아무런 가치도 가지지 않게 될까. 그들은 비로소 가난으로부터, 지독한 고독으로부터 벗어나 해방될 수 있는 것일까.

 

 

나중에 가족에게 듣자 하니 돌아가신 분은 여성, 십여 년의 세월을 홀로 보낸 어머니였다.
일찍 고인이 된 남편의 물건은 고스란히 그녀에게 남겨져 죽는 날까지 함께했다.
그의 서가는 그녀의 서가가 되고, 그가 진 십자가는 또 그녀의 십자가로 대물려졌을까.
세월은 그렇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을까.
글쎄, 어느 날 들이닥친 알량한 청소부가 잴 수 있는 세월의 크기가 아니라는 점만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겠다.

 

 

케이지 안에는 칸마다 서로 다른 고양이의 털가죽이 눌어붙어 있다.
회색 털은 러시안 블루라 불리는 묘종猫種, 크림색 털은 샴, 밝은 갈색에 군데군데 흰 줄무늬가 있는 것은 아메리칸쇼트헤어…. 평소 고양이를 사랑해온 인간으로 이 참담한 상황에서 털만 보고 종을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기가 막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
그 속담 뒤에 스며 있는 명예 지상주의와 지독한 인간 본위의 세계관이 늘 못마땅했다.
이름과 가죽을 남기는 일 따위가 죽음 앞에서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곳이 어디든, 우리가 누구든, 그저 자주 만나면 좋겠다.
만나서 난치병 앓는 외로운 시절을 함께 견뎌내면 좋겠다.
햇빛이 닿으면 쌓인 눈이 녹아내리듯 서로 손이 닿으면 외로움은 반드시 사라진다고 믿고 싶다.
그 만남의 자리는 눈부시도록 환하고 따뜻해서 그 어떤 귀신도, 흉가도 더 이상 발을 들이지 못하리라.

 

 

 

 

죽은 자의 집 청소, 짧은 감상평

 

 

특수청소란 변사현장이나 고립사, 자살한 사람들의 유품들과 현장을 정리하는 일을 말한다.
짧은 그들의 이야기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을 모습이 떠올라서 마음이 먹먹했다.
인사성이 밝고 참 착했던 사람이라고 그의 마지막을 잘 부탁한다는 건물 계단 청소원과의 대화, 자신의 죽음에 대한 비용이 얼마인지 직접 전화를 걸어 물어봤던 사람, 남편이 남기고 간 수많은 책들을 간직하고 있던 할머니의 죽음까지..
고립사에 대한 기사가 하루에도 몇 번 뉴스화되는 것을 보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들의 이유가 어찌 되었든 내가 어떻게 그들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지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집을 정리하며 물건들에 남아있는 삶에 대한 흔적을 찾고, 가슴 아픈 이야기들을 들으면 함께 슬퍼하던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나에게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죽은 자의 집 청소
누군가 홀로 죽은 집, 쓰레기가 산처럼 쌓인 집, 오물이나 동물 사체로 가득한 집…. 쉽사리 볼 수도, 치울 수 없는 곳을 청소하는 특수청소업체 ‘하드웍스’ 대표 김완의 특별한 죽음 이야기『죽은 자의 집 청소』. ‘특수’청소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일터엔 남다른 사연이 가득하다. 자살 직전에 분리수거를 한 사람, 자신의 세간을 청소하는 ‘비용’을 물은 뒤 자살한 사람 등. 현장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1장에는 픽션이라고 생각될 만큼 비현실적인 현실 이야기가 펼쳐지고, 2장에선 특수청소부로서 느낀 힘듦과 보람부터 직업병, 귀신에 대한 오컬트적인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에피소드로 그가 하는 일을 생생히 전한다. 특수청소부로 온갖 현장을 다니는 김완 작가의 시선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고독사의 현실, 고독사의 민낯을 마주하게 된다. 노인뿐만 아니라 중년 그리고 청년에게까지 엄습하는 쓸쓸한 죽음. 세대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 고독한 죽음 이야기를 하나둘 접하다보면 고정관념이 점점 깨진다. 생을 포기하기 직전까지 어떻게든 살아보려 삶의 절벽 끝에서 아등바등하던 흔적이 현장 곳곳에 남아 있다. 피와 오물, 생전 일상을 유추할 수 있는 여러 유품을 치우며 작가는 삶에 대해 사색한다. 그렇게 이 책은 ‘죽음’을 소재로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삶’을 이야기한다. 그래서인지 특수청소부의 현장 이야기가 마냥 무겁고 슬프지만은 않게 다가온다.
저자
김완
출판
김영사
출판일
2020.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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