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퓨마의 나날들, 저자에 대하여
작가이자 환경운동가. 영국에서 영문학과 미술사를 공부하고 미술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런던에서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방황하다 새로운 삶을 찾고자 2007년 볼리비아로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우연히 야생동물 보호구역(생추어리)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 퓨마 ‘와이라’를 만나게 된다. 이후 15년 넘게 야생동물 보호 비정부기구 공동체인 코무니다드인티와라야시Comunidad Inti Wara Yassi 소속으로 볼리비아와 영국을 오가며 생추어리에서 불법 야생동물 밀매에서 구조된 동물들을 돌보고, 그들에게 적합한 생활공간을 마련하는 일을 한다. 2012년 영국 브라이턴에 기반을 둔 환경 예술 단체 ONCA를 설립해 예술가 지원, 지역사회 연대 등 환경 보호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나와 퓨마의 나날들』은 콜먼의 첫 책으로 도움이 필요한 서로 다른 종의 두 생명체가 만날 때 어떤 기적이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감동적인 회고록이다. 또한 환경 파괴로 살 곳을 잃은 동물들의 신체적·심리적 고통을 생생하게 전하며 인간이 자연을 무너뜨리는 행위를 멈추고 야생동물들이 안전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자연과 생명에 관한 한 편의 아름다운 다큐멘터리와도 같은 이 책은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최고의 회고록’ 후보에 올랐으며, 글로벌 환경 전문 매체 [몽가베이]에서 ‘2021년 주목할 만한 환경 도서’로 선정되었다.
(출처: 예스24 작가 소개)
나와 퓨마의 나날들, 목차
작가의 말 15
1부 껍질 속의 나
파르케, 낯설고 혼란스러운 곳 24
“안녕, 와이라” 41
학대받은 원숭이, 어미 잃은 퓨마 63
볼리비아 최초의 생추어리 74
믿음의 문제 83
‘인간다운’ 것과 정글 사이에서 98
“와이라가 나를 핥고 있어” 105
나는 법을 모르는 새 114
남기를 택하다 127
야생을 두려워하는 퓨마 138
재규어를 위한 방사장 공사 147
동물을 돌보려면 용감해야 할까 155
정글이 불길에 뒤덮이다 173
고립된 파르케 181
우리는 누군가의 일부가 된다 194
2부 깨어나는 나
와이라가 사라졌다 212
그들이 없는 자리 216
또 다른 커다란 고양이를 맡다 227
마지막 나무를 베고 나면 242
와이라의 공격 252
다시 돌아올 용기 265
케이지 안으로 들어가다 279
같은 높이에서 서로를 바라보기 298
새로운 오솔길 310
무엇이 옳은 일인가 318
떠날 준비 337
세상에 맞서기를 택하다 349
3부 새로운 나
파르케에서 찾은 희망 364
야생 재규어와 마주치다 378
10년 만의 이사 400
와이라는 행복하다 420
에필로그 433
감사의 말 443
나와 퓨마의 나날들, 책 속의 글
“얘네들은 한때는 호텔에서 살았대요. 두들겨 맞았다고 하더라고요.
담배를 피우고 술까지 마시게 됐죠.” 해리가 어깨 너머로 말한다.
“온종일 TV만 보고 있었어요.
이제는 나이가 많이 들었죠.
정글로 들어가거나 케이지에 갇힐 때마다 겁먹어서 몸을 부들부들 떨어요.
무서워서 똥을 싸기도 하고 자해도 하죠……” 그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이어간다.
“정부가 둘 다 이곳에 버려둔 거나 다름없어요. 돈도 없고 지원도 없었죠. 아무것도 안 했어요. 그래서 두 녀석이 원할 때마다 숙소에서 재우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 행복해하는 것 같거든요.” 해리는 잠시 망설이다가 스스로 고쳐 말한다.
“전보다는 말이에요.”
물속을 응시하는 와이라를 보면 이따금 그가 용기를 내려고 애쓰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두려워하고 있다.
나는 이해한다.
허세 부리기, 하악거리기, 으르렁대기. 전부 그의 대처 방식이다.
미소 짓기와 괜찮은 척하기가 나의 대처 방식인 것처럼.
내가 나뭇가지를 밟자 와이라가 1미터가량 공중으로 뛰어오른다.
제 그림자조차 무서워하는 퓨마다.
야생을 두려워하는 퓨마.
구조된 동물은 양파와 같다.
불안의 껍질을 힘겹게 한 꺼풀 벗겨내면 예기치 못한 다른 껍질이 나오고, 전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껍질이 그 아래에 숨어 있다.
우리 모두는 이곳 동물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기에, 전부 제각기 엉망이고 부서져 있기에, 우리 또한 양파나 다름없다.
“이 에소 에스 로 케 아세 엘 파르케.” 밀라가 미소를 머금는다.
“바로 그게 파르케가 하는 일이죠. 그렇지 않나요? 우리의 껍질을 벗겨내는 것.”
그가 나의 가슴팍을 툭툭 두드리고 말을 이어간다.
“당신과 나 말이에요. 한 꺼풀씩, 한 꺼풀씩. 그러면서 우리 자신에 대해, 우리가 돌보는 동물들에 대해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죠.
카다 디아. 매일매일. 훈토스. 함께. 함께하는 거예요.
포르 에소 메 에나모레 데 에스테 루가르.
그래서 제가 이곳을 좋아하는 거고.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결코 알 수 없어요.”
나는 말하고 싶다.
파르케는 번성 중이라고.
열성적인 봉사자들로 흘러넘친다고.
모든 스태프는 현지 출신이며 이 튼튼한 유대가 일의 균형을 맞춰주는 덕분에 돌봄 작업이 더 오래도록 지속 가능하고 전도유망해졌다고.
동물들은 전부 건강하다고.
불법 애완동물 거래가 급감했기에 사실상 더는 아무도 우리에게 동물을 맡기지 않는다고.
그래서 나는 더 이상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고.
산림 파괴는 끝났고 기후 변화는 일어나지 않으며 오스트레일리아는 불타지 않는다고.
남반구의 아마존과 지역 공동체는 핸드폰 생산에 필요한 광물을 찾아 헤매는 광업 회사로 인해 파괴되지 않는다고.
석유 회사는 수송관을 새로 건설하지 않고, 다국적 기업과 정부는 숲을 단작 농경지로 바꾸지 않는다고…….
나와 퓨마의 나날들, 짧은 감상평
책은 정글의 뜨거운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생생했다.
‘와이라’라는 퓨마와의 만남으로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녀는 이제까지 볼리비아와 영국을 오가며 불법 야생동물 밀매에서 구조된 동물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포기한 야생동물들을 아무런 대가 없이 돌보는 자원봉사자들이 너무 대단하다고 느꼈다.
제대로 먹고 씻지도 못하고 각종 벌레로 피부는 종일 상처투성이에, 간이로 만든 화장실은 구더기와 거대한 거미가 자리를 잡았고, 각종 악취와 더운 날씨에도 안겨서 잠을 청하는 원숭이들이 있는 환경에서 나는 과연 동물을 좋아한다는 마음만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에는 열악한 환경과 더불어 사람들의 이기심에 파괴되고 그로 인해 뜨거운 화염에 휩싸인 열대우림의 모습과 국민과 버려지는 동물들에게 무관심한 정부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와이라 말고도 사람들의 이기심과 잔혹함으로 인해 학대를 당하고 버려진 야생동물들을 보며 화도 많이 났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무분별한 벌목으로 인해 동물들은 터전을 잃고, 귀엽다는 이유만으로 잠시 키워졌다가 버려지는 동물들도 끊임없이 생긴다는 현실이 슬펐다.
글로 읽는 나도 마음이 아픈데 직접 아픈 아이들을 본 저자의 상심을 얼마나 컸을지 상상할 수도 없었다.
책을 덮으면 천천히 마음을 열고 다가오는 와이라의 모습이 아른거리기도 하지만, 동물 보호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실상에 무력감이 밀려오기도 한다.
특히 저자를 비롯하여 전 세계에서 동물을 위해 힘써주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함을 가지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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